생각의 역습
하루에 한번만 운행하는 버스가 정류장을 출발하고, 뒤늦게 도착한 어떤사람이 그버스를 타려고 안간힘을 다해 뒤따라 갔지만, 간발에 차이로 그만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여기까지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후에 버스가 떠난 정류장에서 자기를 탓하고 반성하고 후회하며 집에 돌아와서 까지, 그 기억을 떨치지 못하고, 그 버스의 노선 시간표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과 같다.
이 이야기가 전혀 문제가 없어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람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사소한 실수에서 그 날하루를 망쳐버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모든 문제들은 이런 작은 일에서 부터 일어난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그냥 일어나는 일들이다, 작년 겨울 하늘에서 떨어진 눈이, 내입술에 닿는 일에서 부터, 택시를 기다리다 지나가는 차로 인해 물이 튀어 새로산 양복이 더러워진 일 또한 그냥 일어난 일 일뿐이다.
내눈 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아무 문제없이, 우주의 법칙이 자연적으로 일어나고 있을 뿐이다.
인간들의 관점에서는 질서를 좋아한다 이말은 획일적인 것, 예측 가능한 것을 좋아한다는 말이고, 또 지극히 얇팍한 인간의 생각으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 왔지만 혼돈 또한 자연의 법칙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언제나 느낌,감정에 매번 의미를 부여하고 생각이 소설을 쓰게되면, 우리는 그 것을 읽고 울고 웃고 또 그 결과에 따라 자기 스스로를 자책과 칭찬을 반복하면서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며 지금에 적응하지 못한 채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불길한 예감이란 말을 자주쓴다, 그것은 누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생각이라는 것이 만들어내는 협박이며 관섭이고 내 안의 감시자이다.
생각이 만들어 낸 걱정거리들이 정말로 문제가 되어, 벌어지는 확률은 극히 드물고 그런 일이 온다 하더라도 그 때의 생각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상상이 주는 고통이 언제나 더 크고 괴롭기 때문이다.
인간이 사고를 이용해서 과학 문명을 발전시킨 반면, 그 사고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때문에 훌륭한 선사는 설명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설명을 하려면 그들 스스로도 생각에 들어가야하고, 생각에 의해서 나온 단어들은 사람들의 습관에 부합하여 또 다른 질문과 답변을 계속 만들어 내고, 그 것을 들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라도 “ 아! 당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았어!” 라고 어느 한 글자라도 붙잡게 되면, 그 자리에 주저앉는 오류를 범하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혼돈은 자유의 다른이름이며, 그것이 우리의 본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자연스럽게,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막연히 진정한 자유를 갈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말을 오해할 사람이 있을 지도 몰라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어느 정도의 질서는 분명히 필요하다 하지만 질서의 강도가 높아지면 그 것은 억압이 되고, 반발이 생기는 것 또한 자연의 이치가 아닌가?
지금도 우리 앞에는 항상 예상치못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바로 그 뒤에 따라오는 생각이 역습하지만, 다가올 장면을 망상하지말고, 영화를 보듯, 한 걸음만 뒤로하고 벽에 등을대고, 바라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