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제자




 


나에게는 인연에 따라 뜻하지 않은 제자들이 있고, 그 들은 나의 도반임과 동시에 스승이다. 

어떤 제자는 내 앞에 엎드려 을 하고, 어떤 제자는 합장을 한다.


나 역시도, 스승을 찾아다니고 또 누군가의 발아래 엎드려 절을 한적이 있었다.

왜냐하면, 법당에 부처님을 닮은 인형말고 살아있는 누군가의 한마디가 절실해서였다. 


나도 그 시절에 간절히 누군가를 원했지만, 아무도 없었고 오직 차디찬 큰 바위에 새겨진, 달마대사의 그림자 아래서, 기도하고, 명상하고, 어느때는 화내고 저항했다.


어떤 초라한 모양을 한 스승이라도, 나의 전부를 한방에 무너뜨려 일깨워 줄 그런 스승을 찾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진짜스승은 그들이 스승을 찾는 동안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또한 내가 그들에게 가르쳐 줄 것은 없으며, 더 이상 어떠한 스승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들이 확실히 알때까지 그들과 함께 할 뿐이다.  


아버지가 없이 태어난 사람은 아버지를 그리워 한다.

그 아버지가 누구인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않다.

마음으로부터 흐르는 막연한 그리움으로 간절히, 그 아버지라는 이름을 원하는 것이다.


무엇을 원하든, 그것이 아버지일수도 있고, 스승님일 수도 있고, 남편 또는 부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목수가 연장을 탓하지 않듯이, 밝은 본성은, 우리가 어디에 의지하든지, 결국 우리를 본 궤도로 돌아가게 할 것이다.


부처님은 그 이름이, 부처님일 뿐이고, 제자는 그 이름이, 제자일 뿐이고, 아버지는 그 이름이, 아버지일 뿐이고, 어머니는 그 이름이, 어머니일 뿐이다.

이 말은 금강경에서 부처님이 하신 말씀이지만, 부처님의 말씀도 말씀일뿐이다.


이 말을 알아듣기 쉽게, 다시말하면, 부처님도 이 것이고, 스승님도 이 것이고, 제자도 이 것이고, 자상한 아버지도 이 것이고, 아주 못된 아버지도 이 것이다.


그러니, “이 것” 하나만 찾으면, 모든 것을 찾는다.

만약 누군가가 “이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손가락을 하나, 들어서 보여줄 것이고, 그래도 다시 묻는다면, 니킥으로 궁댕이을 한대 날려줄 것이다. 


이 것이 역대 선사들의 자비로운 마음이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무대위에서 부처를 연기 할것이고, 때로는 제자를 연기 할것이고, 아버지, 또는 어머니를 연기 할것이다.

그리고 난 무대가 될 것이고, 나무가 될 것이고 돌이 될 것이고, 길이 될 것이다.



이 것은 성별도 없고, 국적도 없고, 나이도 없다, 또한 생물이기도 하고, 사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신이 상상하는, 그 것이 무엇이 되었든, 그 것은 절대로 아니다

부처님이라 할지라도, 갈 수도 머물 수도 없는 그 곳, 바로 “이 것”이다.


스승 제자의 사이에 있는 바로, 이것.


스승은 말하고, 제자는 듣는다, 여기에서 이름은 이름일 뿐이니, 이름을 빼면, 한사람은 얘기하고 한사람은 듣는다.

사람도 이름일 뿐이니, 그 사람이란 이름마저 빼면 무엇이 남는가? 

다시한번, 말하는 행위도 빼고, 듣는 행위도 뺀다면, 무엇이 남는가?


이글을 쓴 나도 빼고, 읽는 당신을 빼고, 글자를 형성한 잉크를 빼고, 종이를 빼면, 무엇이 남는가?


성급하게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말라, 그 아무것도 아닌 것을 바탕으로, 세상 모든 것이 존재하고, 당신 마저도 그렇게 존재한다.


그 아무것도 아닌 그 하나만이, 진실이다. 그 외의 것들은 허구이다. 


이때, 당신은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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